개인전(solo exhibition)/19회 개인전

19회 김동인 전

akdij 2021. 11. 2. 08:30

열아홉번째 김동인전

 

2017 '대숲에 이는바람2' 18회 개인전을 가진이후 4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에사 몇점 끄집어내봅니다.

저의 19회 개인전은 11월 한달 간 작업실 근처 아트스텔라 갤러리에서 오래전부터 숙고하고 작업해오던 '반복된 일상' 시리즈 소품들로 꾸며집니다. 교직 은퇴 후 전업작가로서 처음갖는 개인전이라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한편 설레이기도합니다. 물론 내년에는 대숲시리즈와 남항소고 시리즈들도 새롭게 선보이기 위한 리메이킹도 하고 있습니다. 전시장 근처를 지나실일 있으시면 가볍게 한번 들러주세요^^

 

[작업의 변 - ‘반복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다!]

 

시간은 항상 내게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그 속에서 나를 지독하게 묶어두기도 하지만 내 의지완 상관없이 과거와 소통하며 살아가고 있다. 작업실에 나와 있는시간에는 더더욱 그렇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과거들은... 그 시간들은...

언제나 내 곁에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있다.내가 정신없이 과거를 헤 메일 때면 내겐 현실의 시간은 온데간데 없고 추억이라는 시계가 내머리위에 내려앉는다.

그리고 그것은 찰나에서 벗어나 과거를 돌아보는 나 혼자만의 평온한 상태에 든다.

화면을 화려하게 치장하고 바짝 말라버리길 기다리다 또 다른 화면을 옆에 나란히 배치하여 그 위를 새롭게 덮어서 현실을 건드려 본다.

화려함이 말라버리면 또다시 두텁게 올리고 덮어서 화려함을 감추는 것이다.

 

그 안에 그대로 있다.

 

이런 연유로 나의 작업은 항상 두 가지의 갈래에 서있다.

그 하나는, 인간의 행위 자체가 무아지경에 있으며 긋고, 뿌리고, 흘리고 하는 내 미술적 행위의 반복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우리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반복이 그것이다. 이는 나아가 불교의 윤회사상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내 미술적 행위의 반복에 의해 이리저리 바쁘게 오가며 메꿔진 화면들은 시간과 공기의 흐름에 의해 마르고 또다시 덮어지고 지워져 버려서 하얗게 백발이 되기도 하는 화면들이 바로 그것이고 결국 이 모든 것들은 나의 반복된 그 무언가에 의한 결과물이란 점에서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일찌감치 폴록에 의해 행해진 올오버 페인팅에서는 의식이 빠져 있다 하겠지만 나의 작업은 그렇지 못할 상황에 봉착하기도 한다.

 

춤을 추듯 반복으로 그려내고 또 그 위를 덧칠과 드리핑으로 켜켜이 쌓아 올려서 한동안의 그런 행위들을 덮어버리고 삭제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일 자체도 나만의 규칙을 넘어 버리고자 하는 또 다른 나만의 계획적 행위이다.

그러한 연유로 나의 작업은 그저 나의 손에 쥐어진 화구에 의해 우연과 반복의 합으로 이루어지는 지독한 무의식의 산물이지만 또한 그곳에는 나만의 계획적인 행위들이 우연을 피해 숨어있고 그들은 반복에 의해 나타났다가도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19회 개인전 작업일지 중에서